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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티칭팁] 2018-2학기 강의우수교원 정지영 교수님

 

2018-1학기 강의우수교원  정지영 교수님(여성학과)의 나만의 강의노하우” 인터뷰입니다

Q
 : 간단하게 교수님 소개와 어떤 과목을 가르치는지 소개해주세요.

A : 저는 여성학과 정지영 교수이고 최근에는 대부분 여성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성학 과목은 융복합교양으로 정원 80명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는 대형 강의입니다. 제 강의는 듣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항상 정원이 초과되곤 합니다. 논쟁을 하는 토론 수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 수가 많으면 발언 기회가 부족해지고 논의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정원 이상의 학생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Q : 대형강의에서 토론 수업이 가능한가요?

A : 한참 유행했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강의도 대형 강의이지만 논쟁을 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 수와 상관없이 일종의 청중인 학생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발언권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 토론 중심으로 진행이 된다고 하면 따로 교재 같은 것이 없는 건가요?

A : 네, 대신에 참고 도서를 제공합니다.

교재를 정하면 학생들이 교재에 있는 것들만 계속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의도적으로 주 교재 없이 부 교재만 있다고 설정합니다. 수업과 관련된 참고 도서들을 그때 그때 제공하며 PPT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참고 도서들은 참고용이며 학생들 스스로 수업에서 다루는 문제와 관련된 다른 자료들을 찾아보게 만드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즉, 학습자가 스스로 움직여 배우도록 하는 수업을 진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 PPT 자료에 의존하는 수업이 만연한 상태에서 교수님은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 PPT가 주어지면 학생들이 정답을 먼저 보고 제 말을 듣는 것이기 때문에 수업의 재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PPT로 수업을 하면 PPT에 갇히는 느낌이 듭니다. 오히려 PPT를 쓰지 않을 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더 재미있는 예시를 들 수 있을 지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학생들을 수업에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저 자신도 이 수업에 더 몰입하기 위해 PPT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Q : PPT를 올려달라고 하는 학생들은 없나요?

A : 수업에 대한 정보가 학생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첫 시간에 수업 방식을 알려주기 때문에 PPT가 필요한 학생들은 제 수업을 듣지 않습니다. 그리고 첫 시간에 “이 수업은 PPT가 없고 여러분 스스로 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고 말을 하는데, 저는 노트를 만드는 그 과정이 중요한 학습의 매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노트 필기하는 법과 칠판에 판서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그 방법들을 알려줍니다.

 

Q : 자신들의 노트를 만드는 것에 대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가요?

A : 제가 어느 수업에서는 노트를 걷어서 본 적이 있는데, 노트를 아주 잘 작성했고, 학생들도 자신의 노트로 시험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뿌듯해 합니다. 학생들에게 “친구들의 노트도 같이 공유하라” 고 하는데, 그것이 지식의 교환이고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제 권유에 대해 “PPT 없이 듣는 수업이 뭔가 대학 강의 같다”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Q : 과제와 평가는 어떻게 하시나요?

A : 대형 강의를 할 때는 체계나 제도들을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수업이 진행되더라도 나름의 규칙들이 많이 있어야 학생들이 불만을 품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수업의 중간, 기말 시험은 모두 논술형 시험이기 때문에 채점하는 것이 매우 큰 일이지만 성적에 대한 이의제기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 그 이유는 기말 시험을 일찍 보고 팀플 발표와 기말시험 문제 풀이를 하면서 서로 공유하고, 제가 채점 기준을 알려주면 그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는 토론 시간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정립된 채점 기준 하에서 채점을 하려고 노력을 하면, 나중에 학생들이 자신의 점수에 대해 이의제기가 거의 없게 됩니다.

팀플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짜서 굉장히 재미있게 합니다. 팀플 점수는 기본적으로 팀플 내용에 대해 100점 중 5~6점 사이의 격차를 주고, 나머지는 팀플 발표 내용에 대한 토론 과정에서 점수를 냅니다. 이것은 win-win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다른 팀에 대해 토론을 많이 참여해도 점수를 받고, 내가 다른 사람의 질문을 많이 받아도 점수를 받고, 그것에 답을 체계적으로 잘 했을 때도 점수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전략은 학생들이 스스로 점수를 쌓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채점 및 점수에 대해 작위적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 사이버캠퍼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A : 항상 수업시간에 토론 시간이 부족하고 수업에서의 발언 기회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커뮤니티 공간에서도 논쟁을 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활용하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사이버 캠퍼스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익명 게시판을 열어 어디에서나 말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편안한 장이 되게끔 했는데, 이게 가장 활성화 되었던 시기는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그 이후 여러 SNS 매체들이 생긴 뒤부터 사이버캠퍼스만이 학생들에게 유용한 장은 아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제가 사이버 캠퍼스와 같은 온라인 공간을 수업의 보조 장치로 활용하는 노하우를 계속 찾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온라인 공간이 수업을 유용하게 보충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까?” 이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Q :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교수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A : 교수자는 학생들이 공정한 시스템과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내가 교수로서 학생에게 인간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오히려 어려운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공감하기 보다는 오히려 약간 거리를 두고 “아, 이 친구들은 학생이다. 그러면 나는 교수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이 분들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어떤 역할을 해야 되지?” 라고 고민을 합니다. 저는 “나는 학생들과 내가 공감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게 현실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학생으로서 이 배움의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것, 요청하는 것들을 문제 없이 잘 돌아가게 체계화 시켜서 어떤 합당한 룰을 만들고 잘 공지해줘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정확한 룰을 갖추고, 그것을 잘 공지해주며,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오해가 없게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막연한 공감이 아니라 오히려 정확하게 체계화하고 그게 너무 타이트 할 필요는 없지만, 학생들이 그 안에서 여유 있게 받아들이고, 다양한 학습의 경로들을 찾아갈 수 있게 계속 호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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