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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 페미니즘 미술에 관한 연구
A Study of Postcolonial Feminism Art: based on Gayatri C. Spivak's theory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미술에 관한 연구

본 논문은 탈식민주의 페미니즘(Postcolonial Feminism)의 이론적 틀을 통해 서구 페미니즘이 갖고 있는 한계를 지적하고, 제3세계 페미니즘 미술에 나타나는 새로운 여성성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연구를 위해 인도 출신의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이론가인 가야트리 스피박(Gayatri C. Spivak)의 이론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의 페미니즘 미술이 서구 백인 여성 중심이었다는 점을 비판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제3세계 페미니즘 미술을 분석함으로써 그에 적합한 미학적 입지를 마련하고 페미니즘 문화 연구의 새로운 목표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이론은 식민주의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탈식민주의적인 관점과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적 권위구조에 따른 불평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페미니즘적인 관점을 결합한 것이다. 탈식민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인종과 성별에 따라 역사에서 이중으로 소외된 제3세계 여성의 권위를 복원하기 위해서 탈식민주의 이론에 페미니즘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이론가인 가야트리 스피박(Gayatri C. Spivak)은 페미니스트들의 서구 중심적 시각과 ‘모든 여성을 대변한다’는 주장이 제3세계 여성의 현실을 설명하는데 보편타당한 것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스피박은 여성들 사이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인종 ․ 계급 ․ 종교 ․ 국적 ․ 문화의 차이를 존중해야 하며, 더 나아가 페미니즘 정치학에서 전유되다시피 한 비평 용어와 미래의 목표를 재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피박은 서구 페미니즘을 비평하기 위해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해체주의를 활용해 서구의 비평용어를 해체하고 하위주체(subaltern)개념을 사용하는 것이다. 스피박은 서구에 의해 식민지화 되어온 개인과 사회 집단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서구 비평가들이 사용하는 ‘노동자’, ‘여성’, ‘피식민지’ 등의 지배단어가 부적절하기 때문에 이를 해체하고 ‘하위주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스피박은 서구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여성성의 개념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두 번째 대안으로 전략적 본질주의를 제안한다. 그동안 페미니스트들이 가정한 여성성 개념은 여성전체를 동질적인 집단으로 간주하고 여성집단들 사이의 역사적, 계급적, 인종적, 성적 ‘차이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때문에 해체주의자들은 여성성에 대한 이러한 본질주의적 입장을 비판하고 이를 해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스피박은 해체주의적 견해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여성성의 전면적 해체가 페미니스트적 실천에 반드시 대안을 마련해 준다고는 보지 않는다. 스피박은 여성 정체성에 대한 본질주의적 접근과 해체주의적 방법론에 관한 논의와 차이들 간의 연대를 가능케 할 대안을 ‘전략적 본질주의’라고 부른다. 전략적 본질주의는 페미니즘의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 대한 개념은 받아들이되, 여성 경험의 다양성을 담아내고 드러낼 수 있도록 여성이라는 범주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미술계에서도 여성성의 표현 방식은 점차 변화되어 왔는데, 여성성을 고정된 범주로 간주하여 본질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식과 여성성을 고정된 본질로 보지 않고 이를 해체해야한다고 보는 해체주의적 관점이 있다. 1990년대 들어서 등장한 페미니즘의 새로운 흐름은 이 두 흐름을 적절히 조합시키는 전략적 본질주의적 성향을 띤다. 전략적 본질주의적 관점은 여성성 자체의 본질과 여성들 간의 차이를 동시에 인정하고 여성들만의 언어와 재현체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본질주의적 관점에 의해 여성의 삶과 경험들을 효과적으로 재현하고자 한 사례들을 제3세계 페미니스트들의 작품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흑인 여성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해체하고자 한 ‘로나 심슨’은 흑인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보는 서구 백인 페미니스트들을 비판하고, 사회적으로 왜곡된 흑인 여성의 전형적 이미지를 해체해 흑인 여성의 본질을 복원시키고자 하였다. ‘민영순’은 자신이 서구로 이주해 제3세계 여성으로서 느낀 문화정체성과 성정체성의 교차점에서 혼란스러웠던 디아스포라 여성의 심리를 주로 다루었다. 이슬람 여성들의 국가적 인종차별과 사회적 성차별 상황을 이중 식민화 과정으로 보고 이에 대한 저항적 표현을 시도한 ‘시린 네샤트’는 이슬람 여성들이 자신들의 발언권을 되찾고자 하는 목소리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더 나아가 이슬람 여성만의 새로운 재현체계와 언어를 만들어내고자 시도하였다.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이론은 점차 21세기의 새로운 비평의 방법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미술계에서도 성별, 인종, 문화, 그리고 계급 등 다양한 문화집단 내에서 여성들의 역할을 구별해내고, 그녀들의 작품을 그 특징 그대로 해석하려는 노력이 앞으로 페미니즘 비평과 미술사의 중요한 과제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맥락에서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담론이 수행할 수 있는 적극적 역할과 가능성들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제3세계 페미니즘 미술을 위한 미술사적 자리를 마련하여 그에 적합한 미학적 이론을 재구성하고자 하는 페미니즘 문화 연구의 새로운 목표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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